[캐나다] 임시 랜딩 후기

 행운에 행운을 더한 영주권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인 랜딩 내용 정리 해본다. 

1. CoPR 내용 확인 

언제오나 하던 CoPR이 도착하고 보니,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언제 랜딩을 해야 하는 것이다. CoPR에 나온 우리 가족의 유효기간은 6월 말이었다. 예상한 대로, 신체 검사한지 1년 내로 잡힌 듯 한다. 

근데, 여기서 살짝 웃긴건 우리가족 신검 날짜가 모두 다르게 적혀 있는 것이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캐나다 정부의 일처리는 어딘가 느슨하다. 틀린 것은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Last Entry도 모두 다 다르게 and 틀리게 나온 것이다. 서류 내용이 잘못 되어 있으면, 얼른 다시 연락하란 안내서가  같이 와 있었기 때문에 좀 짜증이 났는데, 조금 검색을 해 보니, 이런 문제가 나에게만 생긴 것은 아니었다. ㅋ 어설프다. 어설퍼.... 암튼, 기본적인 이름과 여권 정보 등은 틀리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생기면 직접 가서 이민관에게 설명하기로 하고, 추가 요청은 안 하기로 했다. 


2. 임시 랜딩 결정

우리가족은 좀 특수한 상황으로 3월에서 6월 사이에는 2일 이상의 휴가를 쓰는 것이 어렵다. 더해서, 지금의 불확실한 팬데믹 상황에서는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서는 유효기간 내 랜딩이 어려웠다. 

길게 생각하지 않고, 월요일 오전에 CoPR을 받고 바로 오늘 금요일에 출국 하기로 결정을 했다. ㅋㅋ 뱅기표도 있고 하니, 대관령 놀러 가는 것 처럼 앉은 자리에서 휘리릭 처리를 했다. 참고로, CoPR에 Destination은 원래 있던 토론토로 표기 되어 있는데, 느슨한 캐나다 이민국을 믿고 가기 편하고, 뱅기 가격 저렴한 밴쿠버로 임시 랜딩 하기로 했다.


3. 출국 준비 (서울 to 밴쿠버)

코로나 시국에 가장 신경 써야하는 것은 코로나 관련 준비다. 두 국가 모두 꼼꼼히 챙겨야 한다.  

  • 72시간 내 영문 PCR 음성 확인서
  • 영문 백신 접종 증명서
  • 어라이브캔 
위 3가지는 출국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이었다. 일단,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와야 한다. 한명이라도 양성 나오면 비용/시간 큰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난 주말에 갑자기 열감기가 나서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음성이었고, 이후 모든 검사에서도 음성이었다. 

(중요: 코로나 내용은 상시 바뀌기 때문에 더블 체크해야 한다. 오래된 블로그 보고 준비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찾아보니 제일 보기 편하게 정리 잘 된 곳은 대한항공의 코로나 업데이트 사이트였다. 우리처럼 접종하지 않은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경우는 캐나다 사이트에서 아이 관련 정보를 찾아보자.)

그리고 랜딩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캐나다 주소를 준비(?)하는 것이다. 랜딩하면, PR카드 수령할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배우자의 직장 동료의 캐나다 주소로 했다.
(지인 집 근처 - Abotsford Mill Lake)

4. 출국 관련 Tip

가. 장기 주차 관련
1주일 다녀오는 일정이었고, 코로나 시국인지라 자차로 이동한 후 장기 주차 하기로 했다. 단기야 비싸서 할 생각을 못했고, 장기 주차장에 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현대카드 혜택으로 무료 발렛이 가능한 것을 알게 되었다. 반신반의 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제일 잘 선택한 일인듯 했다. 1일 주차 요금은 장기 주차장과 동일하고, 맡기는 곳은 단기 주차장으로 진입하면서 안내를 따라 진입하면 되는데 넘넘 편했다. 찾을 때도 맡긴 곳으로 가면 된다. 

나. 데이터 로밍
현대인으로써 데이터 연결 없는 세상은 지옥이지 않는가? 꼭! 데이터 로밍은 하고가자. KT사용자라면 4기가 or 8기가를 3인이 공유하는 로밍 서비스에 가입해서 하면 된다. 물론, 3인 모두 KT 가입자여야 한다. 참고로, 조금 아껴쓰면 1주일에 4G로 충분하다. 구글 맵과 인터넷, 음악 하루 종일 듣는데 큰 문제 없었다.

다.  온라인 체크인 
In-Person으로 하면 되지 싶어 그냥 갔는데, 무조건 해야 하는 거란다. ㅎ 준비한 모든 코로나 관련 서류와 여권, 그리고 CoPR이 필요하다. 음성확인서는 뱅기 탈 때까지 총 3번 체크하기 때문에 그냥 들고 다니자. 대한항공 직원분께서 "이민가시는군요~"하는 말이 왠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기억 난다. 
(대한항공 타는 게이트 앞 풍경)

라. 좌석선택
이미 온라인으로 다 선택을 했지만, 카운터에서 다시 조금 조정을 해준다. 가능한 앞으로 해서 선택을 하고, 중요한 것은 뱅기타고 나서 주위 빈 좌석을 꼭! 체크하자. 코로나 덕에 비즈니스 부럽지 않은 비행이 가능하다. 
(오랜 만에 기내식)

5. 밴쿠버 공항에서

밴쿠버는 처음인지라 10시간이 안 되는 비행이 상큼하기까지 했다. 미주 대륙으로 가는 것중 가장 짧은 노선의 장점을 느낄 수가 있었다. 길 막히는 연휴 기간에 부산 가는 기분과 유사하다. ㅎㅎ 
(밴쿠버 공항의 아이콘)

대한항공을 이용하면, 인도/중국에서 오는 뱅기와 시간이 겹치지 않아서 그다지 오래 입국 수속을 안 해도 되는 것 같다. 
키오스크 > 입국수속 > 수화물찾기 > 비자(영주권포함) > 코로나 테스트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여기서 또하나 발견한 캐나다의 느슨함은 어라이브캔은 캐나다 땅에서 한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서류들은 말 할 필요도 없고... 입국 수속하는 분은 CoPR 보여줬더니, 그 어떤 것도 묻지도 확인 하지도 않고 보내 주었다. ㅋㅋ 사랑한다. 캐나다~~~ 

랜딩 인터뷰는 더더욱 당황스러웠다. 간단한 질문이나 "Welcome to Canada"란 따뜻한 환대(?)도 없이 "주소 줘!", "싸인해"란 2마디와 함께 모든 것이 끝났다. 쓰읍.... 무미건조하게 10분도 안 걸려서 여행의 목적이 달성 되었다. ㅋㅋㅋ 쓴 돈이 얼만뎈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아이 2명과 입국한 한국 분이 우리 앞에서 비자 발급 대기 중이었는데, 의사 소통이 안되서 너무 고생을 하는 것이었다. "당신 비자는 아직 프로세싱 중이에요"라고 오피서가 몇 번을 걸쳐 설명을 하는데, 이 분이 전혀 못 알아 듣는 것이다. 화낼 법도 하지만, 3번 정도 설명하다가 안되겠다 싶은지 통역관까지 불러 해결 해 주었다. 느슨하지만, 캐나다의 아이덴터티인 친절함은 잊지 않은 듯 하다. 더욱 감동 적이었던 것은 "서류가 다 있으면" 현장에서 비자 수속을 다시 해준다고 배려심까지 보이고... 물론 Fee를 또 내야 했던건 안비밀 ㅋ

암튼 여행의 목적이 도착함과 동시에 잘 마무리 되었고, 밴쿠버에서의 1주일을 즐기기 위해 예약한 엔터프라이즈 렌터카로 갔다.  참고로, 렌트 비용은 보험포함 1주일 준준형 SUV 비용은 700캐달러가 조금 안되었다. 

6. 밴쿠버

레인쿠버라고 불릴 만큼 밴쿠버의 겨울 날씨는 최악으로 정평이 나 있어서 기대 없이 왔는데, 어찌된 일인지 1주일 내내 비 한방울 보지 못했다. 평균 온도는 0도 근처라 안 춥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토론토의 무지막지한 추위와 비교하면 여기가 캐나다 맞나 싶을 정도로 좋았다. 특이한 점은 짙은 안개가 정말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어째든, 행운의 연속이었다. 
(소문과 틀린 밴쿠버 날씨)

하지만, 갑작스런 준비로 그 어떤 정보도 없이 온지라 도대체 어디를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혹시 모를 밴쿠버 정착을 위해 동네 답사를 하는 것으로 이번 여행의 컨셉을 정했다. 둘러본 지역은 서리, 코퀴틀람, 포트 무이,  버나비, 밴쿠버웨스트 정도인데, 솔직히 큰 감흥은 없었다. 내가 갈 직장 대부분이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것 같기 때문에 정착한다면 버나비 or 밴쿠버 웨스트 후보가 될 것 같다. 참고로, 콘도 렌트비는 CAD3,000 근처이고, 매수 할 만한 타운하우스 가격 대는 CAD1.5M~2M, 일반 하우스는 넘사벽 가격대라 좀 보다가 말았다.  
(밴쿠버 시내 관광 - 스팀클락 옆 스타벅스)

(밴쿠버 시내 관광 - 스팀클락)

(밴쿠버 시내 관광 - 중앙도서관)

(Maple Ridge에 있는 Lake)

(주의사항) 거의 2년 만에 캐나다 간 것이라 까맣게 잊은 것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Parking 관련이었다. 한국은 보통 출차 하면서 결제 하는 시스템이지만, 캐나다는 많은 곳이 주차하자 마자 결제 한후, 영수증을 보이는 곳에 놓아두어야 한다. 밴쿠버 시내는 주말에는 싸게 운영한 곳이 많은데, 미리 결제 해 두지 않으면 평일 하루치 요금을 다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나처럼... -.ㅠ 
(싸다고 추자 한 후, 위치 사진 찍어둔 것 - Bentall Tower 주차장)

7. 귀국 준비 (밴쿠버 -> 서울)

예전 같으면 1주일 여행에 무슨 준비냐 싶겠지만, 코로나 시국인지라 48시간 내 PCR테스트를 하고 음성을 받아야 비행기 탈 수 있었다. 

이게 사실 참 쉽지가 않았는데, 캐나다에서 PCR테스트를 받으려면 온라인으로(만) 등록/결제를 해야하고, 그 페이지에 있는 링크를 통해 근처 Shoppers에 예약을 한 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일, 캐나다를 처음 온 사람이면 엄청 헤매지 않을까 생각 했다. 더해서 내가 예약한 Shoppers는 그날 따라인지 오는 사람들 대부분 아프거나 좀 이상해서 굉장히 찜찜 했었다

이 와중에 흥미로웠던 것 하나는 토론토에서 경험한 샤퍼스는 약국 + 마트 느낌이었는데, 밴쿠버 지역은 그냥 약국인 듯 했다.

두 번째 미션으로 Outlet과 GAP의 쇼핑물 + 코스트코 영양제로 캐리어 채우기였는데, 마눌님께서 욕심이 지나쳐 캐리어를 터트리려고 하는 바람에 한 번 열폭 했다. 더 이야가 안할란다.. -_-;

(비트코인 ATM??? - 1코인라도 있었으면 -_-;;)

8. 뒷 이야기

귀국을 하면, 대부분의 일이 코로나 방역 관련이다. 우선 24시간 내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이후 7일 격리, 격리 해제 전 마지막 검사를 한다.  여행을 위한 코 찔림은 총 5번 이었고, 난 그전에도 열감기땜에 한번 해서 총 6번을 했다. 

이렇게 순탄하게 마무리 될 것 같은 여행이 마지막 검사에서 대환장 파티로 바뀌었다. 와이프만 양성이 나온 것이다.  으하하하하... 회사에는 다시 1주일의 재택을 요청해야 했고, 격리는 다시 7일 해야 했고, 코찔림을 한 번 더 당하고 나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인디고에서 파는 컵 - 우리 아가들은 이렇게 생각할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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